오페라

20. 세계적인 오페라 페스티벌

world1info 2025. 4. 18. 20:05

오페라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전 세계 주요 축제 총정리

 

오페라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하나의 문화 축제로 자리 잡은 장르입니다. 특히 유럽과 미국, 그리고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는 특정 시즌에 세계적인 오페라 페스티벌이 열려, 전 세계 팬들을 하나로 모으고 있습니다. 이 축제들은 오페라 자체의 예술성을 넘어 도시의 문화와 역사, 건축, 자연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종합 예술 행사로 평가받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주요 오페라 페스티벌들을 소개하며, 그 매력과 특징들을 알아보겠습니다.


1)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Salzburger Festspiele, 오스트리아)

“모차르트의 고향에서 즐기는 오페라의 정수”

 

잘츠부르크는 클래식 음악 팬들에게 모차르트의 도시로 익숙합니다. 바로 이곳에서 매년 여름, 7월부터 8월까지 약 5주간 열리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은 유럽 최고 권위의 종합 예술 축제로 손꼽힙니다. 오페라는 물론 연극, 오케스트라 공연까지 총망라된 축제이며, 세계 최고의 성악가, 지휘자, 연출가들이 이 무대를 빛냅니다.

특히 모차르트의 오페라 작품들은 해마다 새로운 연출로 재해석되어 관객에게 신선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잘츠부르크 대성당 앞 광장에서는 야외 오페라도 열리며,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무대로 사용됩니다.

대표 공연: 《피가로의 결혼》, 《마술피리》, 《돈 조반니》 등 모차르트 작품 중심
: 티켓 수요가 매우 높아, 예매는 보통 6개월 전부터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2)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Bayreuther Festspiele, 독일)

“바그너를 위한, 바그너에 의한, 바그너의 축제”

 

독일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의 열렬한 팬이라면,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은 반드시 가봐야 할 순례지 같은 장소입니다. 바그너 자신이 직접 설계한 전용 극장인 ‘바그너 페스트슈필하우스’에서 매년 7~8월 진행되며, 그의 오페라 작품만을 무대에 올리는 독보적인 행사입니다.

극장은 객석 어디에서든 균일한 음향을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연주자들이 무대 아래 보이지 않는 오케스트라 피트에서 연주하는 것도 특징입니다. 오페라 팬들에게는 단순한 관람을 넘은 ‘영적 체험’에 가까운 축제입니다.

대표 공연: 《니벨룽의 반지》, 《탄호이저》, 《트리스탄과 이졸데》
: 대기자 명단만 수천 명이 넘어가는 만큼, 미리미리 대기 신청을 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3) 베로나 아레나 오페라 페스티벌 (Arena di Verona, 이탈리아)

“2000년 전 로마 원형극장에서 만나는 오페라의 감동”

 

이탈리아 북부의 도시 베로나에 위치한 고대 로마 원형극장 ‘아레나 디 베로나’에서 매년 6월 말 50여 일 동안 열리는 오페라 페스티벌은, ‘규모와 분위기’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습니다. 최대 30,000명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이 야외 극장에서 펼쳐지는 공연은 마치 영화 같은 장관을 연출합니다.

이 축제는 1913년 베르디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시작되었으며, 이후 해마다 수십만 명의 관객을 끌어들이는 이탈리아의 대표 문화행사로 자리 잡았습니다. 해질 무렵 점화되는 수천 개의 촛불과 함께 펼쳐지는 오페라는, 말 그대로 눈과 귀를 사로잡는 환상적인 경험입니다.

대표 공연: 《아이다》, 《나부코》, 《카르멘》
: 날씨에 따라 공연이 취소될 수도 있어, 여행 계획에 여유를 두는 것이 좋습니다.


4) 글라인드본 오페라 페스티벌 (Glyndebourne Festival Opera, 영국)

“자연 속에서 만나는 여유로운 오페라”

 

영국 남부의 시골 마을 글라인드본에서 매년 열리는 이 페스티벌은 고풍스러운 전원 저택에서 열리는 품격 있는 오페라 축제입니다. 관객들은 잔디밭에서 피크닉을 즐기며 공연을 기다리고, 휴식 시간에는 정원 산책과 함께 여유로운 시간을 보냅니다.

고전 오페라 중심의 레퍼토리를 현대적인 연출로 새롭게 해석한 공연을 주로 올리는 것이 특징이며, 규모는 작아도 깊이와 섬세함에서 큰 감동을 줍니다. 격식을 중시하는 영국식 문화가 반영되어 드레스 코드가 있는 것도 이 페스티벌만의 독특한 매력입니다.

대표 공연: 《피가로의 결혼》, 《코지 판 투테》, 《라 클레멘차 디 티토》
: 남성은 턱시도, 여성은 롱드레스 착용이 기본입니다. ‘오페라와 패션’ 두 가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이벤트죠.


20. 세계적인 오페라 페스티벌

5) 사본린나 오페라 페스티벌 (Savonlinna Opera Festival, 핀란드)

“호수 위 중세 성에서 울려 퍼지는 아리아”

 

북유럽의 청정 자연과 중세의 고성이 어우러진 이색적인 오페라 페스티벌, 핀란드 사본린나에서 열리는 이 축제는 올라빈린나 성(Olavinlinna Castle)이라는 15세기 고성에서 매년 7월에 열립니다. 성 내부를 극장으로 개조해 실제 성벽 안에서 오페라가 펼쳐지는 이 페스티벌은 로맨틱하면서도 독특한 분위기로 유명합니다.

주로 고전 오페라와 핀란드 작곡가의 작품이 함께 공연되며, 그중에는 현대 작품이나 희귀 작품도 포함되어 있어 매니아층에게도 인기가 높습니다. 호수 풍경과 해가 지지 않는 북유럽의 여름밤이 어우러져, 공연 외적인 낭만까지 선사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대표 공연: 《마담 버터플라이》, 《투란도트》, 《노르마》
: 자연이 함께하는 야외 공연이기 때문에, 여름이어도 따뜻한 겉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 외 주목할 만한 오페라 축제들

  • Aix-en-Provence Festival (프랑스)
    엑상프로방스 페스티벌은 프로방스의 햇살 아래 열리는 오페라와 클래식 음악 페스티벌. 실험적인 연출과 현대 작곡가의 오페라도 다루며, 신예 아티스트 등용문으로도 유명합니다.
  • Macerata Opera Festival (이탈리아)
    마르케 주에 있는 고대 경기장에서 열리는 이탈리아의 또 다른 야외 오페라 페스티벌. 영상, 무대미술 등 시각적 연출이 혁신적입니다.
  • Lincoln Center Festival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를 중심으로 세계 유명 단체들이 초청되는 뉴욕의 국제 페스티벌. 오페라뿐 아니라 무용, 연극도 포함됩니다.

결론: 축제에서 만나는 오페라는 더 깊다

정규 시즌에 극장에서 만나는 오페라도 훌륭하지만, 오페라 페스티벌에서 경험하는 공연은 또 다른 차원의 감동을 선사합니다. 도시 전체가 예술을 위해 살아 숨쉬는 축제 분위기 속에서, 낯선 언어의 아리아도 금세 마음을 울리는 멜로디로 다가옵니다.

특히 여름철 유럽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일정을 맞춰 하나의 오페라 축제를 포함해보는 것을 강력 추천합니다. 오페라가 예술을 넘어 삶의 일부가 되는 경험, 바로 그런 순간을 선사하는 무대가 이 축제들입니다.